파킨슨 치매 진단 이후: 엔지니어가 간병인이 되기까지 (3편 중 2편)
2008년 중반, 아내는 49세에 파킨슨 치매 진단을 받았습니다 - 첫 징후가 나타난 지 2년 만이었습니다. 안도할 줄 알았지만, 새로운 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무도 고칠 수 없는 병과 싸우는 법을 배워야 했습니다. 이 글은 3편 시리즈 중 2편입니다.
간병인으로서 목격한 파킨슨 치매 진행 단계
전체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진단 이후 제가 목격한 아내의 병 진행 과정을 정리합니다. 비슷한 상황에서 간병하시는 분이라면, 앞으로 올 수 있는 변화를 미리 아는 것이 대비에 도움이 됩니다:
- 진단 후 절망 (2008년): 2년간 진단 지연으로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됨
- 독학 시작: 엔지니어가 신경과학을 공부하고, 의학 서적을 사들이고, 대체의학 의원을 찾아다님
- 기능의학 발견 (2009년): 시스템적 접근이 처음으로 병의 진행을 늦춤
- 이동 능력 저하: 정상 보행 → 종종걸음 → 잦은 넘어짐 → 휠체어 의존
- 연하 장애 (삼킴 곤란): 구강 섭취 불가 → 비위관(L튜브) → 위루관(PEG) 전환
- 자립 능력 상실: 걷기, 서기, 스스로 먹기 - 하나씩 사라지는 능력
파킨슨 치매 진단을 받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나?
2008년 중반, 드디어 아내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에 이름이 붙었습니다. 파킨슨 치매. 2년간의 방황 끝에 진단을 받으면 안도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다른 종류의 절망이 찾아왔습니다.
신경과 전문의의 말이 아직도 귓가에 남아 있습니다. 초기 대응이 너무 늦었다고. 아내는 되돌릴 수 없는 2년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병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엔지니어는 치료법 없는 병에 어떻게 접근했나?
잃어버린 2년 동안, 의사들이 답을 주지 못하는 사이 아내가 나빠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바뀌었습니다. 저는 엔지니어입니다. 공장 현장에서 기계가 고장 나면 누군가가 고쳐주기를 기다리지 않습니다. 문제를 연구하고, 조사하고, 해법을 찾습니다.
아내의 병에도 같은 접근을 하기로 했습니다.
국내 출판사, Amazon,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 책을 사기 시작했습니다. 파킨슨병, 치매, 뇌에 관한 책을 읽었습니다. 제 전공과는 거리가 먼 의학 논문도 읽었습니다. 기계공학자가 신경과학을 이해하려고 하는 것이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대체의학을 표방하는 여러 의원도 다녀봤습니다. 희망을 주는 곳은 있었지만, 뚜렷한 효과를 보여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기능의학은 치매와의 싸움을 어떻게 바꿨나?
2009년, Amazon에서 한 권의 책을 발견했습니다. Mark Hyman의 The Ultramind Solution. 기능의학이라는 개념을 소개하는 책이었습니다. 개별 증상을 따로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인체를 하나의 연결된 시스템으로 보는 접근법이었습니다.
뭔가 납득이 갔습니다. 엔지니어로서 저는 시스템을 이해합니다. 한 부분이 고장 나면, 진짜 원인은 전혀 다른 곳에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압니다. 기능의학이 인체에 대해 똑같은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결정을 내렸습니다. 해보자.
분당에 있는 기능의학 의원을 찾아 주 2회 아내를 데리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이동, 비용, 시간. 만만치 않은 부담이었지만, 더 이상 다른 대안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몇 년 만에 처음으로 변화가 생겼습니다. 쉬지 않고 나빠지기만 하던 아내의 상태가 느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안정화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완치도 아니고, 호전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매달 더 깊이 추락하는 것만 지켜보던 저에게, 안정화는 기적처럼 느껴졌습니다.
파킨슨 치매의 신체 기능 저하는 어떤 모습인가?
그래도 병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다만 속도가 줄었을 뿐입니다.
아내의 걸음이 짧아졌습니다. 정상적으로 걷던 사람이 종종걸음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발이 땅에서 떨어지는 법을 잊은 것처럼, 짧고 머뭇거리는 걸음이었습니다. 자주 비틀거렸습니다. 그리고 휠체어를 타게 되었습니다.
매번의 전환이 아내를 다시 잃는 것 같았습니다. 걷기, 서기, 혼자 먹기. 하나씩 사라지는 능력은 제가 알던 사람의 일부가 조용히 지워지는 것이었습니다.
아내, 딸, 그리고 강아지 영구, 2014년.
그 다음은 연하 장애가 찾아왔습니다. 음식과 물이 위험해졌습니다. 한 끼 식사마다 흡인, 질식, 폐렴의 위험이 따랐습니다. 결국 입으로 먹는 것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콧줄, L튜브가 아내의 생명줄이 되었습니다. 의사가 말했습니다. L튜브만으로 장기간 연명하기는 어렵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엔지니어가 다시 깨어났습니다. 다시 책을 펼쳤습니다. 다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기능의학 치료를 지속하고 끊임없이 공부한 결과, 악화를 늦출 수 있었습니다. 이후 L튜브는 위루관(PEG)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위에 직접 삽입하는 관으로, 더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법이었습니다. 문제 하나를 더 풀고, 적응 하나를 더 해낸 것입니다.
18년간 간병을 계속하게 만든 약속
2011년 9월, 삼성의료원에서 긴급 호출이 왔습니다. 장모님이 위독하다고.
아내를 차에 태우고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장인 어른, 처제 가족, 우리 가족. 모두 모였습니다. 마지막 인사를 하라는 뜻이었습니다.
장모님은 의외로 평안하셨습니다. 가족 한 사람 한 사람과 면담을 하셨습니다. 우리 차례가 왔을 때, 저는 장모님의 손을 잡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니, 제가 정연이 사랑하는 거 아시죠? 제가 확실하게 책임지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장모님은 기관지 절개로 말씀을 못 하셨습니다. 하지만 아내의 손을 잡고 우셨습니다. 그리고 볼펜과 메모지를 달라고 하시더니, 떨리는 손으로 쓰셨습니다. "고마워. 내가 너만 믿는다."
장모님이 고비를 넘긴 것 같아 가족들은 모두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아내를 집에 데려다 주고 학교로 향하던 도중, 전화가 왔습니다. 삼성의료원. 장모님이 돌아가셨다고.
아내에게 차마 알릴 수 없었습니다.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잃은 사람이었습니다. 말, 걸음, 자립. 거기에 이것까지 더할 수 없었습니다. 딸, 아들과 조용히 슬픔을 나누었습니다. 아내를 한 가지 상실에서라도 지키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날 한 약속은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18년이 지난 지금도, 매일 아침 저를 일어나게 하는 것은 그 약속입니다.
장기 치매 간병인으로서 배운 것
사람들이 가끔 묻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오래 할 수 있느냐고. 시적인 답은 없습니다. 저는 엔지니어입니다. 약속을 했습니다. 다음 문제를 풉니다. 그리고 또 다음 문제를.
기능의학이 가르쳐준 것이 있습니다. 모든 것을 고칠 수는 없지만, 늦추기 위해 싸울 수는 있다는 것.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때로는 시간이 전부라는 것.
3편에서는 지금 우리의 모습을 이야기하겠습니다. 고양시로의 이주, 인공호흡기, 제가 만든 장비로 가득 찬 방, 그리고 오늘 우리의 하루가 어떤 모습인지.
자주 묻는 질문
기능의학이 파킨슨 치매에 어떻게 도움이 되나요?
기능의학은 개별 증상을 따로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인체를 하나의 연결된 시스템으로 보는 접근법입니다. 한 부분의 문제가 전혀 다른 곳에 근본 원인이 있을 수 있다는 관점입니다. 저희 경험에서 기능의학 치료는 수년간 멈추지 않던 아내의 악화를 처음으로 안정화시켰습니다. 완치는 아니었지만, 매달 더 나빠지기만 하던 상황에서 안정화는 기적처럼 느껴졌습니다.
파킨슨 치매의 신체 기능 저하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저하는 점진적이지만 멈추지 않습니다. 아내의 경우 정상 보행에서 종종걸음, 잦은 넘어짐, 휠체어 의존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이후 연하 장애(삼킴 곤란)가 나타나 구강 섭취가 위험해졌고, 비위관(L튜브)을 거쳐 위루관(PEG)으로 전환하여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영양 공급을 하게 되었습니다. 걷기, 서기, 혼자 먹기 등 하나씩 능력이 사라지는 과정이었습니다.
장기 치매 간병인은 어떻게 수년, 수십 년간 버틸 수 있나요?
시적인 답은 없습니다. 엔지니어로서 실용적으로 접근합니다. 아내와 장모님께 한 약속을 지키고, 다음 문제가 오면 풉니다. 모든 것을 고칠 수는 없지만 늦추기 위해 싸울 수는 있다는 것,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때로는 시간이 전부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케어 팀을 구성하고, 끊임없이 공부하고, 각 도전을 풀어야 할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18년 넘게 간병을 계속하게 하는 힘입니다.
글쓴이: 김권희 - 엔지니어, 교수, 그리고 2006년부터 파킨슨 치매를 앓는 아내의 전담 간병인.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을 기록한 것이며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면책 조항을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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